Rois' Life
연극 보조 봉사를 하고나서 본문
경기 상상 캠퍼스에서 하루 동안 시간을 보내면서 두 차례 진행된 연극을 보조했고, 체험 부스를 운영했다. 단순히 하루 동안 봉사를 진행하는 것이었지만, 어쩐지 사회생활을 간접 체험한 것 같았다. 물론 아직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어서 선뜻 말할 수는 없지만 봉사를 시작하는 그 순간부터 각자도생이었다. 첫 몇 분을 제외하고는 각자 맡은 바를 알아서 잘 해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처음 밟는 장소도 익숙한 장소인 것처럼 돌아다녀야 하고,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져야 했다. 곧이어 첫 연극이었던 영유아를 위한 오감 연극을 관람하기 위해 부모님들이 쏟아지듯 입장할 때, 나에게 물어보는 질문들에도 당당하고 정확하게 알려드려야 했다.
첫 연극은 어린 아기들이 직접 무대를 기어 다니며 다양한 감각을 체험할 수 있는, 처음 보는 종류의 연극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무대 오른쪽에서 혹시 아기들이 무대 뒤로 가지는 않는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는지, 배우분들을 가로막지는 않는지 살펴봐야 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연극을 보면서 점점 그 자체에 빠져들었는데, 대사가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시각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 주었고, 청각적으로도 기분 좋고 재밌는 소리들이 들려와서 그 자체로 훌륭한 스토리라인이 되었다. 우산에 구멍을 뚫고, 그 뒤로 빛을 비춰 아름다운 그림자를 만들어내는 것부터, 거대한 천이 망토가 되고 물결이 되어 관객석까지 일렁이는 것을 보고 있노라니, 나의 감정도 새로운 느낌으로 일렁였다. 아기들 뿐만 아니라 부모님들에게도 좋은 경험이었을 것 같다. 내가 아기들을 막는 역할을 맡긴 했지만, 연극에 출연하지 않는 배우분 중 한 명이 능숙하게 하셔서 나도 잘하고 싶은 마음에 답답하기도 했고, 연극의 흐름을 끊지 않고 어떻게 무대로 진입할 수 있을까 걱정하며 선뜻 나서지 못했기도 했다. 결국 내 코 앞까지 온 아기 한 명을 살짝 막았다.
많은 아기들을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면서 태어난지 얼마 안 되었을 텐데도, 성향이 다 드러나는 점이 신기했다. 적극적으로 무대를 활보하는 아이가 있는 반면, 부모님의 무릎에 앉아 새로운 환경에 경계심을 표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이후에는 점심시간이 다가와서 한솥 도시락을 먹었다. 먹으면서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의 대화를 들을 수 있었다. 그날 나와 봉사를 같이 한 또 한 봉사자가 있었는데, 하루를 보냈음에도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결혼해서 중학생의 아이가 있는데, 현재는 이후 들어간 대학교에서 간호학과에 재학 중이며, 졸업을 위해 봉사 시간을 채워야 한다고 하셔서 봉사를 하는 거라고 하셨다. 또, 졸업 시험을 어디서 보는지에 따라 취직을 여러 경로로 할 수 있다고 하시며, 최근에는 북유럽에 인력이 부족해 많이들 그쪽으로 간다고 하셨다. 본인이 영어를 잘하고 결혼을 안 했더라면 로망과 같은 삶을 살러 북유럽에 취직을 도전해 봤을 텐데 하며 아쉬워하셨다. 새로운 인생 얘기를 들으니 재밌었다.
이후에는 부채 만들기 행사를 진행했다. 색칠 놀이라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게 될 줄 알았으나, 노인회관에서 문화 체험의 일종으로 단체로 오셔서 그 분들과 함께 부채 만들기를 진행하게 되었다. 유성 매직과 색연필과 같은 간단한 도구들만이 있었을 뿐인데도, 마치 예술 작품을 만드시는 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멋있었다.
그 이후에는 2층에서 인형극을 진행했고, 신발을 정리하고 정렬하고 치웠다가 다시 배치하는 일을 했다. 사실 그 작업은 공연의 시작과 끝에 하면 되는 것이므로 공연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었다. 소파 방정환의 소설을 각색하여 '그것 참 좋타'는 제목으로 펼쳐진 연극이었다. 한 분이 예전 서울 사투리를 써서 여러 명을 연기하셨는데, 우유갑, 빗, 수건, 바구니 등으로 무대에서 뚝딱뚝딱 집, 말, 양, 닭, 소 등을 만드는 게 참으로 신기했다. 그걸 떠올리는 창의력에 감탄했다.
인형극과 사물을 사용하는 연극은 어린 아이들을 위한 것이라 유치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정말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모두를 즐겁게 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생각해 보면 지금과 같이 인터넷이라는 것을 상상도 못 했을 과거에는 유흥의 요소가 바로 연극들이었지 않은가. 앞으로 더 넓은 무대에서 좋은 공연들을 많이 보여주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